Somebody...Who?

2002.12.02 09:41

이기현 조회 수:4827

유학간 여자친구의 e-mail을 열어보았다.
바보같이 아직도 비번을 안바꿔놓고 있었다. -_-
아무튼 열어보았다.
낯선 남자의 메일이 두 통이 있었다.
내 여자친구에게 관심이 많아 보였는데..
내용을 계속 곱씹어보니, 아무래도 이 녀석이 흑심-_-을 품고 있는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다. 오늘 새벽에 왔는데 이미 읽었던 것 같고...-_-
뚜껑 열려서 확 전화 해버릴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하지만, 이내 바보같은 짓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말했던 것이 생각났다.
서로 그냥 아무일도 없었던 것 처럼, 그 동안 있었던 일은 다 덮어두고
몇 년 후...다시 예전처럼 만날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졸라 바보같은 말. -_-
아무래도 이제는 떠나보내줘야 하나...하는 생각이 든다.
2년 11개월이라는 시간동안 너무 붙잡아만 둔 것은 아닌가...하는 생각도 든다.
군에 있으면서 나도 모르게 오늘이 벌써 그 애와 1048일째다.
(1000일은 아마 훈련하면서 보냈던 것 같다.)
1000일이라면 놀랄만한 기념일일텐데...그 애는 알고 있었을까?
나도 몰랐는데, 그리고 신경도 쓰지 않고 있었는데...
과연 이러면서 우리는 연인이라고 할 수 있을까?
이런 자잘한 기념일 하나 챙기지 않는다고 해서 퉁퉁거리는 건 내 스타일도 아니지만...
과거에는 100일 단위로 세어나가면서 서로 축하해줬었고, 지금은 아니라는게
웬지 어색하고 짜증난다...
아무래도 이제는 보내줘야 할 것 같다.
더 새로운 삶이, 더 멋진 삶이 내가 없었으면 있었을지도 모르는 일이었을텐데..
이런 생각만 하고 앉아있다는 것 자체가 서글프다..
이제, 내겐 여자친구는 없다...는 생각이 든다 자꾸...
공식적으로 막을 내린 것도 아닌데...
결국 이렇게 찝찝하게 끝나는 것일까...?
그렇지만 전화나 메일을 보내고 싶지는 않다.
그냥...이렇게 살아가다보면 서로 무신경해질려나...?

Somebody가 누군지에 대해서 내가 오버하는 것일수도 있다.
하지만 지금은 별로 화는 나지 않는다.
가고 싶으면, 그래 보내줘야지...
멀리, 아주 멀리...가능하면 다시 만나지 않게...
하지만, 뭔가 아쉬움이 남는 건 어쩔 수 없는 것 같다.

이건...

아닌데..